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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비춰주고, 우리에게 맛있는 곡식과 과일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빛은 정보화 시대의 핵심이다. 컴퓨터 모니터, 콤팩트디스크(CD), 디지털 비디오 디스플레이(DVD) 등은 모두 빛을 이용해 정보를 보여주거나 저장하는 장치들이다. 유리 섬유를 이용한 광(光)통신도 이미 실용화 됐고, 전자 대신 빛을 이용한 `광전자(photonics)' 제품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의 빛은 대부분 태양과 같은 `별'에서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생성된다. 1000만 도를 훨씬 넘는 뜨거운 별의 내부에서는 수소들이 연쇄적으로 `융합'돼 헬륨이 된다. 그 융합 과정에서 약 0.8%의 질량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특수 상대성 이론과 함께 발표했던 `E〓mc²'라는 식을 통해 그렇게 사라진 질량이 에너지를 가진 빛으로 변환된다는 사실을 설명해냈다.
오랜 진화를 거쳐 완성된 우리의 눈은 파장이 400에서 700나노(10억분의 1)미터에 해당하는 `가시광선' 만을 인식할 수 있다. 소나기가 지난 후 화려하게 펼쳐지는 무지개는 바로 가시광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빛의 산물이다. 녹색식물은 가시광선을 이용해 탄수화물과 같은 영양분을 만들어 지구상의 온갖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스웨덴의 그래니트, 미국의 하틀라인과 왈드는 인체의 시신경이 가시광선을 인식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로 지난 1967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빛을 만들어 이용하는 존재다. 다만, 핵융합 반응 대신 분자들이 갖고 있는 화학 에너지를 이용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나무와 같은 연료에 불을 붙이면 많은 양의 열과 함께 가시광선이 쏟아져 나온다. 연료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갖고 있던 화학에너지가 열과 빛으로 방출되는 것이다. 인간은 20여만 년 전부터 그렇게 만든 빛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고,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해왔다.
에디슨이 금속 필라멘트에 전류를 흘려서 뜨겁게 가열하는 실용적인 백열전구를 만들어낸 것은 불과 100여 년 전의 일이었다. 전구의 발명으로 우리 생활은 더욱 편리해졌고,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그 이후에 빠른 속도로 가속된 전자를 기체에 충돌시키는 형광등 뿐 아니라 유리판에 붙여 놓은 형광물질을 이용해 브라운관도 개발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빛은 모든 파장의 가시광선이 섞여 있어 하얀색을 띠게 된다.
가시광선의 일부만으로 이뤄진 단색광(單色光)도 만들어졌다. 소량의 네온(주황색), 아르곤(붉은색), 질소(노란색), 산소(오렌지색), 수은 증기(청록색), 이산화탄소(백색)를 넣은 유리관에 고속의 전자를 통과시켜 단색광을 만들어 내는 네온사인은 도시의 야경을 휘황찬란하게 치장해줬다. 삼원색을 내는 형광 물질을 이용한 컬러TV도 개발됐다.
양자역학적 원리를 이용해 만든 빛도 있다. `유도 방출복사에 의해 증폭된 빛'이라는 뜻의 `레이저(LASER)'와 반도체를 이용한 `발광 다이오드(LED)'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들은 모두 물질의 양자역학적 성질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특정한 파장의 빛으로 변환시키는 장치들이다. 레이저는 단순한 조명장치 뿐 아니라 질병의 진단과 수술, 그리고 산업용 정밀 가공수단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LED는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소자 외에도 교통 신호등, 광고용 간판, 대형 스크린 등에 활용되고 있다. LED는 백열전구처럼 뜨거워지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길고,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어떤 `신비의 빛'이 새로 등장할 지 주목된다.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주임교수 |